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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가 고발한 가상자산 API 자동매매 시세조종, 호가창 반짝임은 어떻게 작동했나

금융위가 API 자동매매를 이용한 초단기 시세조종 등 4건을 고발·통보했습니다. 시장가 반복 주문이 왜 '거래가 활발한 착시'를 만드는지, 지정가 고가매수와 어떻게 결합되는지 구조를 뜯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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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 금융위원회는 2026년 9월 23일 정례회의에서 API 자동매매 프로그램을 이용한 초단기 시세조종 3건과 가상자산 운영사 임직원의 부정거래·시세조종 1건 등 총 4건을 고발 및 수사기관 통보 조치로 의결했습니다.
  • 핵심 수법은 소액의 시장가 매수·매도를 API로 반복해 체결을 촘촘히 만들고, 동시에 지정가 고가매수 주문으로 가격 자체를 끌어올리는 이중 구조입니다.
  • API 주문 횟수 제한을 피하려 타인 명의 계정을 동원한 정황이 확인됐고, 거래량 조작 사건에서는 부풀린 물량이 전체 거래량의 90%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 호가창 반짝임은 실제 유동성이 아니라 체결 횟수만 늘린 외관이므로, 거래량과 가격이 단기간에 함께 뛰는 종목은 인위적 거래가 섞여 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봐야 합니다.
목차
  1. 무슨 일이 있었나?
  2. 호가창 반짝임 효과란 정확히 무엇인가?
  3. 시장가 API 매매와 지정가 고가매수는 어떻게 역할이 다른가?
  4. 왜 하필 API 자동매매였나?
  5. 보유 물량은 어떤 순서로 처분되나?
  6. 거래량을 부풀리는 방식은 어떻게 다른가?
  7. 일반 투자자는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

무슨 일이 있었나?

금융위원회는 2026년 9월 23일 제16차 정례회의에서 가상자산시장 불공정거래 사건 4건의 혐의자들에 대해 고발 및 수사기관 통보 조치를 의결했습니다. 이 중 3건은 API 자동매매 프로그램을 활용한 초단기 시세조종이고, 나머지 1건은 가상자산 운영사 임직원들이 관여한 부정거래·시세조종입니다.

이번 조치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처벌의 강도가 아니라 수법의 정교함입니다. 과거의 시세조종이 사람이 직접 주문을 넣는 방식이었다면, 이번 사건들은 프로그램이 초 단위로 주문을 쪼개 넣는 구조를 씁니다. 그래서 일반 투자자의 화면에는 '거래가 터지고 있다'는 신호만 남습니다.

아래에서는 고발 여부나 결과가 아니라, 이 자동매매가 왜 착시를 만드는지 그 작동 원리를 순서대로 뜯어보겠습니다.

호가창 반짝임 효과란 정확히 무엇인가?

호가창 반짝임 효과는 소량의 거래가 빠르게 반복 체결되면서 호가창이 깜빡이고, 거래가 성황을 이루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현상입니다. 금융위 자료에서도 이 표현을 그대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가격'이 아니라 '체결 횟수'를 조작한다는 점입니다. 시장가 주문은 가격을 지정하지 않고 즉시 체결되므로, 같은 수량을 사고팔기를 반복하면 거래량 지표와 체결 알림은 계속 늘어납니다. 반면 실제로 옮겨진 순자산은 거의 없습니다.

일반 투자자가 보는 화면에는 체결 알림, 거래량 막대, 최근 거래 목록이 함께 갱신됩니다.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움직이면 사람은 '지금 뭔가 일어나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자동매매 프로그램은 이 판단을 인위적으로 유도하는 장치입니다.

시장가 API 매매와 지정가 고가매수는 어떻게 역할이 다른가?

두 주문 방식은 목적이 완전히 다릅니다. 시장가 API 매매는 '거래가 활발하다'는 외관을 만들고, 지정가 고가매수는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인상을 만듭니다.

자료에 따르면 혐의자들은 먼저 지정가 고가매수 주문으로 시세조종에 쓸 물량을 빠르게 매집했습니다. 그다음 자동매매 프로그램을 통해 같은 수량을 소액으로 시장가 매수·시장가 매도로 반복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동으로 웹 화면을 통해 지정가 고가매수 주문을 계속 제출하며 가격 상승을 견인했습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분업 구조입니다.

구분 주문 방식 만들어내는 인상
외관 담당 시장가 API 매수·매도 반복 체결이 잦고 거래가 활발함
가격 담당 지정가 고가매수 시세가 실제로 상승 중
회수 담당 미리 걸어둔 고가 매도 주문 상승분을 순차적으로 실현

세 축이 맞물리면, 실제 수요가 없어도 가격과 거래량이 동시에 오르는 그림이 완성됩니다.

왜 하필 API 자동매매였나?

사람이 손으로는 만들 수 없는 '속도'와 '반복 횟수'를 프로그램이 대신하기 때문입니다. 시장가 매수와 매도를 같은 수량으로 되풀이하려면 주문 간격이 짧아야 하고, 짧은 간격을 사람이 유지하기는 어렵습니다.

여기에 거래소의 API 주문 횟수 제한이라는 벽이 있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혐의자는 이 제한을 피하기 위해 본인 계정 외에 타인 명의 계정까지 동원해 주문을 제출했습니다. 본인 계정에서는 지정가 고가매수를 수동과 API로 병행하며 가격을 밀어 올리고, 타인 명의 계정에서는 소액 시장가 매매를 고빈도로 반복해 매매가 활발한 듯한 외관을 만들었습니다.

계정이 여러 개로 나뉘면 주문 한도도 분산되고, 체결 주체가 여러 곳에서 동시에 발생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시세조종 탐지가 계정 단위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분산 자체가 은폐 장치로 기능합니다.

보유 물량은 어떤 순서로 처분되나?

수법의 마지막 단계는 '미리 걸어둔 매도 주문을 가격 상승으로 순차 체결시키는 것'입니다. 저가에서 확보한 물량을 목표 가격대에 매도 주문으로 깔아두고, 가격을 점진적으로 밀어 올리면 그 주문들이 위에서부터 차례로 체결됩니다.

이 구조에서 이익은 매도단가와 매수단가의 차이로 결정됩니다. 프로그램이 반복 주문으로 매수세를 유인하는 동안 일반 투자자의 추격 매수가 들어오면, 그 물량이 매도 주문을 받아내는 상대방이 됩니다. 혐의자 입장에서는 매수 단가를 낮게 확보해 둔 상태이므로, 목표 가격에 도달하면 빠르게 전량 매도해 차익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지점이 일반 투자자에게 가장 위험한 순간입니다. 매집이 끝나고 매도가 시작되면 유인에 쓰이던 반복 주문도 함께 멈춥니다. 거래량을 만들던 프로그램이 사라진 호가창에서는 가격을 받쳐줄 실제 수요가 남지 않습니다.

거래량을 부풀리는 방식은 어떻게 다른가?

앞의 세 건이 '가격'을 조작했다면, 네 번째 사건은 '거래량' 자체를 조작했습니다. 가상자산 운영사의 임원 등이 자기들이 발행·운영하는 가상자산의 거래가 활발해 보이도록 전문 매매업자를 고용하고, 차명 계정을 이용해 거래량을 부풀린 사건입니다.

자료에 따르면 이들은 국내 대형 거래소 상장을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거래량 부족 등을 이유로 실패하자, 상장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중형 거래소에 먼저 상장시켰습니다. 이후 가장매매로 거래량을 부풀려 상장유지 요건을 형식적으로 충족시키고, 수개월간 거래가 활성화된 것처럼 보이게 했습니다. 이렇게 부풀린 거래량은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계정 간 매매를 서로 체결시키는 방식이므로, 바깥에서 보면 매수자와 매도자가 모두 실재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여기에 더해 해당 가상자산의 발행재단은 조세피난처에 세워진 페이퍼컴퍼니였고, 실제 발행·운영은 국내 법인이 맡았으며, 백서에 적힌 재단 관계자 중에는 실체가 불분명하거나 가공의 인물도 있었습니다.

일반 투자자는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

이번 사건이 주는 실질적인 교훈은 '급등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움직임'을 경계하라는 것입니다. 초단기 시세조종은 낮은 단가로 물량을 확보한 뒤 매매 유인이 일어나면 그 물량을 처분해 단가 차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므로, 외관만 보고 따라 들어가면 가격이 급락할 때 그대로 손실을 떠안게 됩니다.

구체적으로 확인할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가상자산 설명서와 백서의 내용을 직접 읽습니다. 둘째, 발행재단이 해외 조세피난처에 세워진 실체 불분명 회사라면 실제 운영 주체, 국내외 유통 수량, 프로젝트 진행 경과를 따로 확인합니다. 셋째, 거래가 적던 종목의 거래량과 가격이 이유 없이 급증하거나 특정 거래소에만 거래량이 집중되는 경우 인위적 거래가 섞여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둡니다.

금융당국은 이번 조치와 유사한 매매 양태를 포함해 이상거래 감시를 강화하고, 불공정거래가 확인되면 엄정 대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다만 감시 강화는 사후 대응에 가깝습니다. 화면에 찍히는 숫자가 어떤 주문의 조합으로 만들어졌는지 이해하고 있으면, 적어도 '활발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움직이는 일은 줄어듭니다.

여기 적은 내용은 수법의 구조를 정리한 것이지, 특정 종목이나 거래소에 대한 판단을 권하는 것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는 본인이 지게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호가창 반짝임 효과는 정확히 무엇인가요?
소량의 거래가 빠르게 반복 체결되면서 호가창이 깜빡이고 거래가 활발한 것처럼 보이는 현상입니다. 금융위 자료도 이 표현을 같은 의미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실제 유동성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체결 횟수만 늘어난 상태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시장가 API 매매와 지정가 고가매수는 어떻게 다른가요?
시장가 API 매매는 가격을 지정하지 않고 즉시 체결되므로 거래가 활발하다는 외관을 만듭니다. 지정가 고가매수는 특정 가격에 사겠다는 주문을 쌓아 실제 가격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합니다. 두 방식이 결합하면 거래량과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그림이 만들어집니다.
API 주문 횟수 제한은 왜 문제가 되나요?
시장가 매수와 매도를 짧은 간격으로 반복하려면 주문을 많이 넣어야 하는데, 거래소가 계정당 주문 횟수를 제한합니다. 금융위 자료에 따르면 혐의자는 이 제한을 피하려 본인 계정 외에 타인 명의 계정까지 동원했습니다.
거래량을 부풀린 사건은 앞의 사건들과 무엇이 다른가요?
앞의 사건들은 가격을 인위적으로 올린 시세조종이고, 거래량 부풀리기는 계정 간 매매를 서로 체결시켜 거래 자체를 조작한 사건입니다. 금융위 자료에 따르면 이렇게 부풀린 거래량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했고, 대형 거래소 상장 요건을 충족하는 데도 활용됐습니다.
이번 조치 이후 투자자가 확인할 것은 무엇인가요?
가상자산 설명서와 백서를 직접 확인하고, 발행재단이 조세피난처에 세워진 실체 불분명 회사라면 실제 운영 주체와 유통 수량, 프로젝트 진행 경과를 따로 살펴야 합니다. 거래가 적던 종목의 거래량과 가격이 이유 없이 급증하는 경우도 경계 대상입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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